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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은, 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A-Round 사업의 초기부터 함께해온 멘토로서, 이번 2021년 프로그램은 그 시작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 평소와는 다른 형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되었다.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을 위해 현지에 찾아가서 진행되었던 A-Round 사업이 지난해부터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형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해에도 비대면 형식이었지만 코로나 시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적응을 마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업 참가자들의 준비가 훨씬 더 철저하게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기대를 가지고 참여했던 2021 A-Round 사업에 대해 나름 성찰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향후 개선할 방향을 탐색하려는 목적을 지닌다.

2021 A-Round 사업의 개요

2021년에는 7월 초에 참가자 선발이 완료되었다. 선발의 기준은 크게 네 가지로, ‘합목적성’과 ‘기대효과’가 각 20점, ‘계획의 충실성’과 ‘수행역량’이 각 30점의 배점을 가지고 평가가 이루어졌다. 6월 말 1차 서류심사, 7월 초 2차 면접심사를 거쳐서 총 9팀 17명의 참가자가 최종적으로 선발되었다. 물론 훨씬 많은 지원자들이 있었지만, 조사의 목적 및 필요성이 불분명하거나 조사 계획이 철저하게 제시되지 못한 경우, 계획은 훌륭하나 실제로 이를 수행할 역량이 부족해 보이는 경우, 향후 조사 결과의 현장 활용도가 미흡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등은 안타깝지만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선발된 지원자들은 7월 중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조사 기획안을 탐방 동료 및 멘토들과 공유하고, 상호 토론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조사 대상, 방법 및 결과 등을 도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후 7월~10월에는 확정된 기획안을 실제로 적용하여 해외 사례 발굴 및 참여를 중심으로 비대면 탐방 활동을 진행하였다. 그 과정에서도 중간 점검이 있었는데, 9월 중순에 진행된 <중간공유회>에서는 팀별로 진행 상황 및 그 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계획 및 전략 등에 대해 머리를 맞대는 심도 있는 토론의 장이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11월 8일에는 A-Round 사업의 <결과 공유회>가 진행되었는데, 최종적으로 각 탐방팀의 조사 과정과 결과를 PPT를 통해서 서로 공유하고, 주요 시사점과 향후 적용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경험할 수 있었다.
금년도 A-Round 사업에 참여한 팀들을 예년의 참가자들과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은 무엇일까? 가까이에서 여러 차례 함께한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를 떠올려볼 수 있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천착이 가장 차별적인 요인이라면, 다양한 국가에 대한 관심과 보다 분명한 문제의식의 발현 역시 중요한 특징이라고 사료된다. 각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탐색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대부분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과 마찬가지로 해외 문화예술교육 탐방 사업 역시 물리적 접촉이 불가능한 또는 최소화된 상황을 전제로 하여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초유의 사태를 맞아서 많은 지원자들이 코로나 시대 및 그 이후에 조응하기 위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조사를 진행하였다. 대부분의 팀들이 ‘비대면’ 문화예술교육의 장점은 무엇이고 한계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분명한 관점을 가지는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한다. 자신들이 국내에서 경험한 내용과 형식을 준거로, 해외 사례를 통해서 ‘왜 그리고 어떻게’ 비대면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물음을 던지고 대답을 찾기 위해 애썼다.
러시아를 대상으로 ‘미하일 체홉’의 연기 워크숍에 집중적으로 참여한 팀(강경윤, 강미현)의 경우, 교육자와 피교육자 사이의 시간과 공간의 제약 극복, 대면보다 높은 스스로에 대한 집중력, 글로벌 협업의 가능성 제고 등을 장점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대면 교육에서 느끼는 해방감과 자유의 감소, 현장성의 부족 및 파트너 활동의 제약, 학생 상태 파악의 어려움 등의 단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의 영상제작 교육을 다룬 팀(안성호)의 경우, 코로나 사태가 단순히 교육 커리큘럼의 변화만이 아니라 영상산업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미국 현지 상황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하였으며, 이와 같은 거대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영상제작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 현장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는 전문가들의 생생한 의견을 모으고 종합하였다. 이처럼 각 장르에서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탐방에서 얻은 새로운 통찰을 녹여내는 방식으로 각 참가자들은 비대면 문화예술교육의 이슈와 미래를 고민하는 중요한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다양한 국가에 대한 관심과 분명한 문제의식의 발현

‘비대면 조사’였기 때문에 과거보다 다양한 국가에 대한 탐색이 가능했다는 점도 이번 A-Round 참가자들의 특성이 아니었을까? 물론 미국, 영국, 일본과 같은 국가들에 대한 선호는 여전했지만 이란, 몽골, 러시아, 이스라엘 등에 대한 탐방을 통해서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국가들에 대해서도 균형 있는 접근이 이루어졌다.
탐방의 형식도 무척 다양했는데, 연기법 워크숍이나 북아트 워크숍, 헤리티지 워크숍 등에 참여하는 것, 강의 시연 현장을 온라인으로 참관하는 것, 주요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인터뷰 대상자(interviewee)의 숫자가 상당히 늘어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예년의 사업에서 단골로 등장하던 ‘축제 참가’나 ‘장소 탐방’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대신 분명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인터뷰’와 ‘워크숍 참여’가 상대적으로 확대되었다. 다시 말해서, 본인의 관심 사안을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두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비대면 탐방이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로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몽골의 전통수공예를 다룬 팀(박준영, 김희정, 김영희)의 경우, 매우 아날로그적인 전통예술 관련 교구를 다루면서도 주요 문양을 활용한 메타버스 교육을 한국과 몽골의 어린이들에게 시연하여 매우 큰 관심을 모았다. 향후 몽골을 넘어서 많은 국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ODA 사업 추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해준 사례이다.
코로나 블루에 대응하기 위한 영국 시골마을의 다양한 사례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이로부터 영감을 얻은 프로젝트를 거주지역을 대상으로 실제 기획하고 진행한 팀(조가은, 김은지) 역시 결과공유회에서 상당히 큰 호응을 얻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문화예술교육이 지역문화 활성화 사업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구체적으로 또 흥미로운 방식으로 제시해준 사례여서 무척이나 반가웠던 팀이다.

향후 개선 방향 제언

향후 A-Round 사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몇 가지 제언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지원 자격에서 현지 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자라는 조건은 필수적이지만, ‘아시아 지역 기반 사업 수행이 가능한 자’라는 조건은 크게 의미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문화 ODA 사업이나 수교기념 행사 등과 연계하여 매년 대상 국가를 몇 개국으로 특정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지원 제한을 지난 ‘6년간’ 수혜자로 설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넓어 보인다. 지원 제한을 3년간 수혜자로 단축하고, 조사대상 국가를 좁히면서 관심도가 높은 참가자들을 유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조사 주제 및 방식에 관한 고민도 필요하다. 조사주제의 경우 금년에는 ‘사회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참여적 문화예술교육’이 설정되었는바, 이러한 방향 설정은 필요하지만 조금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년 올해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탐방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조사 방식의 경우, 올해는 ‘비대면 참여 및 조사’ 방식으로 진행하였지만, 향후에는 대면과 비대면을 결합한 ‘블랜디드 조사설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단순 검색이나 자료조사가 아닌, ‘적극적인 교류’를 목표로 하는 방식은 굳건히 유지되어야 할 방향이다.
마지막으로, 모집 유형에 관해서는 사업기획형과 콘텐츠개발형의 구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단순한 교육 커리큘럼 업그레이드는 유형에서 제외하고, 혁신적인 실험을 위한 기획의 장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관련해서 현재 개인이나 단체(3인 이내)가 지원할 수 있다는 조건 하에 문화예술교육사 자격 우대 조건이 있는데, 우대 방안을 좀 더 명확히 기술할 필요가 있다.
정종은(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2021 A-Round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