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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리(Crystal LEE, 이하 크리스탈 리) 인터뷰

인터뷰 대상 소개
크리스탈 리(Crystal Lee)는 미국 영화 및 방송 활동 중이며 대표작으로는 헐리우드 배우 겸 감독 저스틴 천(Justin Chon)의 영화 ‘미즈 퍼플(Ms.Purple)’이며, 이 영화는 2019년 선댄스 영화제 드라마 경쟁부분에서 입상하였다.
참가시기
2021. 09. 13 06:00 ~ 07:30(2021. 09. 12. 13:00 ~ 14:30, 현지시간) 2021. 09. 20 06:00 ~ 07:30(2021. 09. 19. 13:00 ~ 14:00, 현지시간)
주요 참가자
크리스탈 리
주요목표
미국 영화 및 방송 활동 중인 배우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전후의 상황과 제작 환경의 변화를 알아본다.
미국 영화와 드라마의 작업 경력이 긴 편이다. 2019년 12월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전과 후의 작업 방식이 다른가.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발하면서 로스앤젤레스 전체가 락다운되었다. 로스앤젤레스의 영화, 방송 산업 등 모든 것이 멈췄었다. 영화학교, 캐스팅 에이전시, 프로덕션 컴퍼니 등등. 영화 방송 제작사가 문을 닫으니 캐스팅 회사도 문을 닫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적자를 견디지 못한 회사들은 파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영상 프로덕션 회사가 촬영 중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발하여 락다운이 되었을 때 그 누구도 언제 어떻게 재개될지 모르니 회사의 존재 자체가 불투명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2020년이 통째로 없어져버렸다. 2021년 초까지도 아무도 알 수 없는 이런 상황 속에서 다행히 백신이 생기면서 무언가 재개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하였고, 사람들이 백신을 맞기 시작하면서 영화·영상 제작이 조금씩 진행되기 시작했다.
헐리우드에는 노조가 참여하는 영화·영상 프로젝트(Union Project)와 노조가 참여하지 않는 영화·영상 프로젝트(Non-Union Project)가 있다. 노조가 참여하는 영화·영상 프로젝트는 대체로 예산과 규모가 크고 그러다보니 자연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람들의 안전에 대하여 철두철미하게 지키고 촬영했다. 제작진과 출연진들 사이에서 노조가 참여하는 영화·영상 프로젝트(Union Project)는 코로나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진행한다는 인식과 사고발생 시 대형보험회사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자연적으로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제작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모여서 촬영할 수밖에 없는 작업을 제외하고는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오디션은 현재 거의 Zoom을 활용한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 중이며 리허설조차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만에 하나 대면접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였다. 감독, 작가, 제작자 등의 제작진은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이전부터 친분이 있고 같이 활동했던 출연진들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오디션과 리허설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이 산업에 이제 막 진입하려는 신인 배우들의 기회를 빼앗아 가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배우 에이전시는 현재(2021년 9월) 재개된 것인가.
2021년 초까지는 대부분의 에이전시 회사들은 문을 닫고 있었다. 제작되는 영화와 영상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노조가 참여하지 않는 영화와 영상은 제작되었지만 그것은 배우 에이전시가 원활히 운영될 만큼 자본을 충당하기 어렵다. 일시적 장기 폐업 상태로 예산이 부족한 회사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아는 큰 에이전시들조차도 에이전트들에게 월급을 주기 힘들어지자 해고하기 시작했다. 돈을 줄 수 없으니 회사가 살기 위해서는 해고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회복단계에 있다고는 하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전과 후로 영화·영상 제작에 변화가 있는가.
사전제작 단계인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이 더욱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큰 예산이 들어가는 영화·영상 작업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갑자기 멈춰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매일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 결과에 음성판정을 받아야 작업이 가능하다. 백신 테스트를 보통 72시간 전에 진행하는데 그러면 백신 테스트를 할 당시에는 음성판정이라고 하더라도 백신 테스트 직후의 시점부터 촬영이 진행되는 시점 사이에 감염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사람이 촬영장에 늘 상주하고 있다. 만약 영화 제작진이 촬영 중 확진되면 교체를 해서 촬영을 이어나가면 되지만 주연배우가 확진이 되어버리면 촬영이 순식간에 멈출 수밖에 없고 이것은 큰 예산 낭비로 이어진다. 그러다보니 안전과 예산의 문제로 사전제작과정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는 배우가 알아서 하는 것인가.
그렇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면 배우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기 위해서 촬영장에 도착하기 전에 검사소까지 직접 차를 몰고 가야 한다. 영화·영상 촬영장에서 하루 12시간 촬영하는 것이 미국배우 노동조합의 원칙이고 이 노동시간을 넘어설 경우 막대한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이렇게 규정한 것은 배우들의 휴식과 안전을 위한 것으로 만약 배우가 직접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으러 병원이나 검사소로 간다면 이것에 따른 시간소요가 발생하고 그것은 결국 배우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미국배우 노동조합은 배우들의 안전을 최우선시 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촬영장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할 수 있는 작은 간이 검사소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이전에는 없던 시스템이고 이 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서 영화·영상 제작을 하려면 큰 제작사만 가능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살아남는 회사는 더욱 성장할 수밖에 없겠다. 폐업하는 작은 회사들의 파이를 다 먹어버리니까.
그렇다.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를 안 믿는 사람도 있고 백신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SAG(배우조합, Screen actors guild, 이하 SAG)이 없는 작품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나는 나의 안전을 위해 큰 작품에만 참여하기로 했다. 비단 나만의 경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즘 미국 내 유명 영화학교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 회사와 연계해서 작업한다고 들었다.
AFI(미국영화연구소, American Film Institute, 이하 AFI) 영화학교는 아예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 회사와 계약을 했다. 영화 촬영 중에는 큰 트레일러 차량이 와서 그 안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테스트 24시간 이내에 결과가 나온다. 미국에서 이처럼 만 24시간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 결과를 얻는 것은 매우 빠른 일이다. 이것은 앞서 얘기한 영화·영상 제작사 경우와 유사하다. 크고 유명한 영화학교는 살아남을 것이고, 영세한 영화학교는 운영이 힘들 것이다.
만약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를 하지 않고 영화·영상 작업을 하게 되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누구라도 배우조합(SAG)에 그 사실을 알리게 되면 모든 촬영이 일시 중단될 것이다. 단지 영화·영상촬영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법적인 조치까지 가해지면서 책임을 질 누군가는 재산의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촬영 현장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서 일하는 사람이 생겼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온 누군가가 있다면 이것을 속이고 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이후 영화·영상 제작의 변화를 느끼는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기면서 노동조합이 관여하지 않는 영화·영상 제작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동시에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게 되니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 영화·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그런 수요가 늘다보니 오히려 거기에 맞춰서 영화·영상이 작게 제작, 공급되는 현상이 생겼다. 더 이상 큰 영화관 스크린에서 상영하지 않아도 되고 사람들이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 화면으로 영화·영상을 관람하니 값비싼 촬영·조명 장비가 없어도 된 것이다. 이것은 제작비 절감을 가능하게 만든다. 또한 정확히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더 짧은 영화·영상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 같다. 기존의 영화는 긴 시간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졌다.
온라인 영상 산업 자체가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넷플릭스는 이미 그전부터 존재하였으나 DVD나 BluRay를 대여하는 것에서 스트리밍을 했었고 아마존, 훌루, HBO, 디즈니 등의 후발주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들고 이 시장에 다가온다. 왜 영화·영상의 길이가 짧아졌다고 생각하는가.
말 그대로 새로운 시장의 등장이다. 그 누구도 이걸 규제할 수 없다. 규제되지 않았기에 진입하는 사람들이 다채롭게 해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고 묻는다면 짧게 만들어도 되니까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2시간 내외, 방송은 1시간 내외의 길이가 일반적이었다면 온라인 영상은 새로운 포맷이니 뭘 어떻게 해도 괜찮다. 만드는 이들도 받아들이는 이들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
온라인 영상 플랫폼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장단점이 같이 존재한다. 기존에는 영화학교나 영화·영상 제작현장에서 학습을 거쳐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감독이나 작가, 제작자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 어떤 일은 그 전에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새롭고 엉뚱해도 된다. 어차피 기존 영화·영상에 비해 제작비가 많이 들지 않는다.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인한 산업의 변화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중 누가 진짜이고, 어떤 것이 보물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의 장점은 확실한 것 같다. 기존 영화 제작사와 달리 예산을 주며 그냥 알아서 만들라고 한다고 들었다. 그러다보니 기존 영화, 방송 작업자들도 넷플릭스로 향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제는 넷플릭스처럼 다른 온라인 영화·영상회사들도 그런 식으로 기존 창작자들에게 접근하면 영화가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미국 내 영화관이 다시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 관객이 얼마나 들까 하는 것은 나 역시 궁금하다.
어쨌든 영화는 매번 한국 돈으로는 1만 원 이상, 미국 돈으로는 $12 이상을 지출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TV 방송은 무료이고 넷플릭스 서비스는 매달 일정 금액을 지출하지만 사실 지불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사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것도 관객이 영화, 방송을 선택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