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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셈블리 포 차이나타운 프로젝트(Assembly for Chinatown Project, 이하 차이나타운 프로젝트) 온라인 프리젠테이션 참석

기관/개인 소개
A+A+A는 비영리기관으로 시민들과의 예술적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뉴욕의 건축가·아티스트 3인조 그룹 안드레아 차이니(Andrea Chiney, 이하 안드레아), 애슐리 쿠오(Ashely Kuo, 이하 애슐리)이다. 2018년 콜롬비아 건축대학원 재학 중 결성한 그룹으로 협업과 포용, 즐거움 등을 중심 가치로 하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고안하고 적용한다. 최근 진행한 코로나 이후 도시 재건 관련 프로젝트 사례에 대해 듣고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추진 시기
2021. 10. 02. 03:00 ~ 04:00
추진방식
비대면 화상 인터뷰
주요 목표
그룹 운영 방식 및 공동체 협업 사례 조사
지금까지 여러 지역사회와 함께 공동체 중심의 디자인·건축·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공동체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궁금하다.
우리의 이상을 실현한다기보다는 해당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을 디자인과 건축의 언어로 풀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냥 앉아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만들기 워크숍이나 협력예술작업 등을 통한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진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 하우징 프로젝트(Florida Housing Project)를 시작할 때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원하는 집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워크숍을 개최했고, 힐링 스페이스 프로젝트 때는 디자인씽킹에 관련된 워크숍을 개최하여 함께 만들기 작업을 하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했다. 어린이들과 함께한 워크숍에서는 동물 그리기 방법을 가르쳐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러한 워크숍은 참가자들에게 주도권을 주고 프로젝트의 방향을 함께 탐색할 기회를 준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코로나 상황이 프로젝트 구상과 향방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 같은데,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어셈블리 포 차이나타운 프로젝트(Assembly for Chinatown, 이하 차이나타운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상황이 우리 프로젝트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모두 고립되어 생활하면서 예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하던 공동체의 존재, 그리고 사람이 모여 대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고, 기관들에서도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계기를 더 많이 마련하게 된 것 같다. 이에 따라 사람을 향하는 우리 프로젝트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차이나타운 프로젝트 (출처 : A+A+A)
차이나타운 프로젝트에 대해 더 듣고 싶다. 어떻게 시작되었고 진행되었나.
코로나가 시작된 후 실내에서 식사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식당들은 야외 식사를 위한 임시 구조물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추어 시에서는 새로운 건축법과 규제를 시행했는데 중소 규모 식당들, 그리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영업주들이 웹사이트 등을 통해 이러한 방침을 익히고 야외 좌석을 만드는 일은 여러모로 쉽지 않았다.
우리는 건축 전공을 살려 식당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쉽게 야외 구조물을 지을 수 있는 튜토리얼을 만들었고, 비영리기관인 씽크! 차이나타운(Think! Chinatown)을 통해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있는 코로나의 타격을 크게 받은 몇몇 식당들을 위해 구조물을 지었다.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인 남화딤섬, 세컨드서빙 등 도움을 요청한 식당들을 위주로 진행했다. 자재는 되도록 차이나타운 내부에서 구매해 로컬 커뮤니티 내 경제활동을 촉진했으며, 패브리케이터(Fabricator), 작가들의 자원봉사를 받아 구조물을 세우고 각 식당의 색깔에 맞는 벽화도 그렸다. 디자인과 건설 과정에 주민들도 함께 참여했으며, 작업을 계기로 주민들은 더 활발하게 교류하고 참가자들은 서로의 멘토와 멘티가 되어 도움을 주고받았다.
이 프로젝트에서 차이나타운 커뮤니티의 아이덴티티, 그리고 그 아이덴티티를 공동 작업에 어떻게 녹여냈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는지.
차이나타운은 무척 복잡하게 얽힌 커뮤니티다. 내부 결속이 매우 강하고 서로 다 잘 아는 한편, 꽤 폐쇄적이어서 외부인이 진입하기 힘들다. 최근 외부 건축회사가 새로운 빌딩을 지으려다 지역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일도 있다. 뉴욕의 동네들은 젊은층, 노년층 등 비슷한 나이대가 모여 사는 경우가 많은데, 차이나타운은 여러 세대가 함께 살고 있는 특이한 경우이고, 식당이나 가게들도 가족 대대로 이어온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뉴욕의 다른 지역에 비해 서로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가깝다.
A+A+A 프로젝트에서 커뮤니티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작업을 통해 커뮤니티를 만든다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커뮤니티의 문을 두드리고, 그들이 우리를 받아주면 함께 작업을 시작한다. 우리가 커뮤니티에게 어떤 것을 가르치고 그들이 필요한 것을 정의하기보다는,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니 당신에게 배우고 싶다는 자세로 다가간다. 우리 멤버들 모두 각각 다른 학교에서 강의 중인데 티칭을 할 때도 일방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보다는 중재자(facilitator)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전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코로나 시대가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다시 그대로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수치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른 중요한 문제 즉 사회적 정의, Black Lives Matter(블랙 라이브스 매터, BLM) 등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시대에 많은 것들을 새롭게 되돌아보게 되었고 이러한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직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도 본다. 한편,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식당들이 야외 좌석을 만들고 인도 위주의 도로가 늘어나는 등 도시의 도로가 한결 정비된 면이 있다. 아직 법이나 제도, 문화 등이 제도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면도 많지만, 지금과 같이 유동적인 기간을 기회로 삼아 예전보다 더 자유롭고 평등한 거리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튜디오로서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우리 셋 다 건축 전공이고 건축적 사고를 배경으로 하는 스튜디오다. 미국 사회에서 건축을 전공하는 경우도 자격증을 따고 기업형 건축회사에서 바닥부터 시작하여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를 하는 정형화된 프로세스가 우리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동체와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하며 스튜디오를 꾸렸다. 현재 프로젝트 위주로 파트타임으로 스튜디오 일을 하고 있는데, 지속 가능한 수입 모델을 찾고 스튜디오를 풀타임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마음이 맞는 부동산 사업자나 시공회사를 만나 큰 프로젝트를 실현하고 싶다. 건축이라는 것이 시간이 걸리는 일인 만큼 성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A+A+A 구성원들. 왼쪽부터 아리아나, 안드레아, 애슐리. (출처 : A+A+A)

느낀점

그룹이 커뮤니티에 접근하는 공정하고 사려 깊은 방식, 그리고 프로젝트와 관련된 여러 역할 및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과 그룹을 연결시켜 쉽지 않은 작업을 즐겁게 함께하고 있는 구성원들, 대규모 협업과 조율이 필수적인 건축 분야의 장점을 살려 니즈가 있는 공동체를 발견하고, 이들과 함께 열린 방식의 협업을 구상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정 집단의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어떤 것을 제공하려는 태도 대신, 각 사람과 집단의 장점과 전문성을 발견하고 존중하며 같은 눈높이에서 소통하며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은 문화예술를 넘어 어떤 분야에서도 배울만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