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Елена Кузина(옐레나 꾸지나, Elena Kuzina, 이하 옐레나 꾸지나) 선생님 인터뷰

개인소개
러시아, 쌍뜨-뻬쩨르부르그 거주모스크바 영화학교 교수, 연출, 배우, 배우훈련 지도자
추진시기
2021. 09. 13. / 09. 19.
추진방식
- 메신저를 통한 문자메시지와 음성메시지 - Zoom 화상플랫폼
옐레나 꾸지나 선생님은 연출자, 배우, 선생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중국과 미국, 러시아 등 여러 도시를 다니며 미하일 체홉 연기법과 메이에르 홀드 연기법에 대한 마스터클래스를 수십여 차례 진행하였고, 공연 연출도 총 10편에 이른다. 팬데믹이 선포되며 러시아 전 국민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죽음의 공포에 질려있을 때, 한 달이 지나자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비대면 연기 트레이닝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기존 학생들을 대상으로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비대면이라도 하는 게 낫다라는 결론을 내린 후 수차례 비대면 트레이닝을 진행하였고 비대면 트레이닝의 결과물로 비대면 연극공연까지 올리게 되었다. 여러 차례의 비대면 교육 경험으로 생생한 인터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배우, 연출가, 연극·영화학교 교수, 배우 훈련을 지도하는 옐레나 꾸지나이다.
비대면 연기수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
팬데믹이 시작되고, 바이러스 전염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모두 밖에 나가면 죽을 수 있다는 공포로 집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공포에 질려 집에서 칩거하기를 한 달 반 쯤,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고 견딜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잘 알고 있는 배우들과 학생들을 온라인으로 초대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미 나와 대면수업을 했던 이들이다. 첫 번째 온라인 비대면수업은 콘택트(contact, 러시아의 sns)에 연기트레이닝을 녹화해서 올리고, 초대된 사람들만 영상을 다운받아서 홈-러닝을 수행하고, 그에 대한 인상을 다시 메신저를 통해서 피드백하는 형태로 진행하였다. 수업에 참여했던 대부분 사람들이 “우리가 다 같이 있는 느낌이었다. 한 그룹이라는 것을 느꼈다. 에너지를 느꼈다. 아직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살아있는 기운이 느껴진다.”라고 말한 것이 놀라웠다.
비대면 연기훈련의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모든 비대면 연기훈련 수업은 대면수업보다 어려움이 많다.
첫째, 수업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무엇을 느끼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가 힘들다. 화면으로 학생들을 다 보고 있지만, ‘보는 행위’와 학생들이 훈련을 받으며 느끼고 생각하는 것과 선생님이 ‘느끼는 행위’는 다르다. 비대면에서도 관찰은 가능하지만 세세한 분위기를 읽기란 어렵다.
둘째, 훈련 중에 잘못된 학생들의 포즈나 동작을 올바르게 고쳐주기 위해 직접 접촉하는 일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대면으로는 직접 접촉이 불가능하다. 모든 피드백을 말로만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셋째, 감각, 교실의 분위기, 교실의 냄새 등 전체 분위기를 형성하여 진실된 감정을 이끌어 내는 세세한 요소들이 없다. 이런 도움이 없기에 선생님들은 더 큰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비대면수업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당연히 장점도 찾아냈다. 비대면 연기훈련을 받는 공간이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고 화면을 통해 선생님의 얼굴이 계속 보이기 때문에 대면수업보다 집중력이 높았고, 훨씬 생산적인 훈련이 되었다.
그 외에 '미하일 체홉의 연기법을 이용한 카메라 연기>를 진행할 때는 대면수업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배우들이 연기포인트를 습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바로 확인하고, 스스로의 연기를 컨트롤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문제점들을 바로바로 고쳐 나갔다. 이 때문에 비대면 연기훈련에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에도 비대면수업을 계속 진행할 생각이 있는가, 계속 진행할 생각이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발전시키고 싶은가.
솔직히 지금 당장은 온라인 비대면수업을 진행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지금 대면수업이 많이 진행되고 있고, 공연 준비 등 여러 가지 일들이 나에게 밀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대면수업을 포기하지 않고 많은 일들이 조금 정리되면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중국, 미국, 유럽 등지에 있는 학생들의 요청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과 수업을 계속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은 화상플랫폼 zoom이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사실, 각국에 있는 학생들과 '13번째의 시간대‘라는 줌 극장을 만들었다. 각국의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어떻게 서로 관계를 유지하고 창작의 방법을 유지할 수 있을지, 효과적인 비대면의 연기훈련과 공연 창작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줌 극장을 만들게 되었다. 이는 또 다른 창작의 방법을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된다.
여전히 비대면의 연기훈련 등은 유지할 것이다. 효과적이고 명확한 연기 훈련법을 비대면으로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새로운 배움의 기회이고, 물리적으로 만날 수 없는 1천킬로, 1만킬로 거리에 살고있는 학생들과의 유일한 소통의 방법이다.
어려움이 있다면 시차의 문제이다. 누군가는 연기훈련 수업을 받기 위해 아침 5시에 일어나 참여해야하고, 누군가는 밤 12시에 참여해야한다. 이른 아침 또는 늦은 밤에 수업에 참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후에도 온라인 비대면수업은 계속해 나갈 것이다. 단적으로 같은 나라에 산다고 하더라도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배우들이 한 공간에 모여 연습을 하는 것보다 온라인의 공간에서 모여 연기훈련을 하는 것은 물리적 이동성도 줄여주고 시간적 경제성을 주기도 한다. 보조적인 수단이 되겠지만 온라인에서 비대면 연기훈련이든 연습이든 긍정적인 면이 있다.
대면·비대면 연기훈련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대면과 비대면 연기훈련의 차이점은 엄청나다. 비대면에서는 파트너와 협동과제 훈련법을 실행하는 것은 힘들다. 예를 들어 막대 던지기 경우, 파트너에게 실제의 막대를 절대 던져줄 수 없다. 그래서 비대면의 콘텐츠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한 가지 방법으로 ‘상상의’ 막대 던지기를 실행했다. ‘상상의’ 공 전달하기, 파트너와 컨택하기, 파트너와 소통하기 등. ‘상상’의 영역을 넓혀서 비대면에 알맞은 몇 가지 연기훈련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예전의 수업방식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금씩 비대면 연기훈련의 콘텐츠를 발견해 내는 기쁨이 있다.
비대면 인터뷰 장면(출처 : 연구자 캡처)
비대면 인터뷰 장면(출처 : 연구자 캡처)
비대면 연기훈련 장면(출처 : 옐레나 꾸지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