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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양예술대 동남아시아 예술연구소 원장 브리짓 트레이시 탄(Bridget Tracy Tan, 이하 브리짓)의 온라인 화상 인터뷰

기관/개인 소개
동남아시아예술센터는 2010년 난양예술대에 설립된 예술교육복합센터로, 장르 간 협업을 도모하고 전시, 교육, 연구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 예술을 정립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뷰는 ISEAA의 디렉터인 브리짓 트레이시 탄(Bridget Tracy Tan, 이하 브리짓)과 주로 진행하였으며, 센터 소속인 안젤리나 체릴(Angelina Chairil, 이하 안젤리나)와 프리실라 리옹(Priscilla Leong)도 참여했다.
추진시기
2021. 07. 2021동남아시아아트포럼 참여2021. 08.~09. 이메일 커뮤니케이션2021. 09. 30. 23:00 ~ 24:00 온라인 화상 인터뷰
추진방식
비대면 화상 인터뷰 및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주요목표
동남아시아 예술센터의 운영 사례 및 방향성
어떤 계기로 ISEAA를 설립했으며, 그동안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2004년에 처음 난양대에 온 것은 디렉터로서 현재 이 기관의 일부가 된 갤러리를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센터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초점은 맞추는 예술센터 설립을 취지로 2009년에 시작했다.
초기에는 리소스가 많이 없었다. 관계를 맺고 있던 작가들을 초대해 전시를 하며 시작했고, 전시나 행사를 할 때마다 작가와 함께 워크숍, 인터뷰, 학생들과의 대화 등 연계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다져온 여러 기관들과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전통악기와 전통음악을 소개하는 전시와 워크숍 등 음대 학생들을 상으로 한 전시나 연계 프로그램을 개최하기도 했다.
ISEAA에서 그동안 진행한 프로젝트 중 유난히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가 있는가.
어려운 질문이다. 프로젝트 하나하나 사랑과 보살핌의 결과물이라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대학에서 ISEAA와 같은 기관을 운영하는데 노고가 많이 들어가는 부분 중 하나는 학생, 연구원, 교수, 교직원 등 대학의 구성원들을 불러들여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도록 홍보하고 장려하는 일이다.
모두 자신의 학과나 소속이 있고 공부, 연구, 일이 있기 때문에 그 밖에 있는 기관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가 쉽지 않은데, 그동안 계속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기에 잘 할 수 있었다.
우리 센터의 큰 장점은 동남아시아의 문화와 예술을 실제로 경험하고, 이들을 이어가거나 창조하고 있는 작가들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프로젝트에 우리 센터에서 개최한 전시나 교육 프로그램이 녹아있는 걸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당신에게 혹은 ISEAA에게 동남아시아 아트 공동체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이 공동체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궁금하다.
‘무엇이 동남아시아인가,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정체성을 갖는가’에 대한 물음은 역사적·문화적으로 무척 복잡한 문제이다. 내 의견으로는 동남아시아는 정치적인 엔티티(entity)다. 몇 백 년 전에 이곳은 국가라기보다는 여러 부족들로 이루어진 제국(empire)이었고, 현재와 같은 국가의 경계를 정의한 것은 정치적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동남아시아 아트센터를 세운 것은 학교의 결정이었고, 나와 우리 팀은 이 센터를 통해 동남아시아 예술을 정립하고 알리는 뜻 깊은 특권을 가지게 된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동남아시아 예술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우스 어웨어니스(South Awareness, 정체성 형성)’를 갖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과 문화가 동남아시아 예술 공동체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떠한 변화를 목격해 왔는지도 궁금하다.
변화를 정량화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우리 센터에서 하는 일들을 통해 사람들이 천천히 사우스 어웨어니스와 각 문화에 대한 지혜와 이해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동남아시아 예술 워크숍 시리즈를 진행한 지 3년이 지난 후, 학생들 사이에서 자신의 프로젝트를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의 사우스 어웨어니스가 드러나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예술과 문화의 경험은 인식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아주 강력한 수단이다.
올해 동남아시아 예술포럼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혼합형으로 진행했는데, 대면으로 포럼을 할 때와 어떻게 달랐는가? 오프라인으로만 진행한 2019년 포럼과 비교해 어느 쪽이 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는가.
50명 정도 대면으로 참여할 수 있게 했고, 이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접속 기록에 따르면 3일에 걸쳐 300명 넘는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소규모 대화 세션을 아침에 배치하고 더 활발하거나 큰 규모의 세션들은 오후에 배치해 효율적으로 진행하여 참여도를 높였다. 올해 혼합형 세션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하고, 다음 회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할 생각이다. 참가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반영할 예정이다.
코로나 시대에 문화예술교육의 이상적인 방향성이 있다면.
뉴욕의 식당들이 야외 좌석을 연 것처럼, 문화예술교육도 야외 공간을 전격 이용할 때라고 생각한다. 올해 포럼에서 소개된 아리 바유아지의
‘위빙 더 오션’ 프로젝트도 좋은 영감을 받았다. 스튜디오나 교실 안에만 틀어박혀 서로를 고립시키는 대신 야외 공간의 가능성을 탐구할 때다.
화상 인터뷰 장면.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송예슬, 김아름, 브리짓, 정지윤, 프리실리아, 안젤리나(출처 : 연구자 캡처)

느낀점

다양한 문화와 민족이 어우러져 살며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싱가포르에서 문화예술교육이 국가적·민족적 커뮤니티, 정체성 형성(South Awareness)을 위해 사용되는 특수한 시대적 상황이 인상적이었다. 그 중심에서 활발하게 기여하고 있는 ISEAA의 프로젝트들을 포럼, 웹사이트, 인터뷰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었는데, 그 자부심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에서 언급된 것처럼 예술과 문화의 경험적·감성적인 측면은 개인적·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기에 아주 강력한 수단이다. 인터뷰 후 내용을 정리하면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역사적·국가적·문화적 미션을 수행하면서 예술성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두 면이 상충하는 상황은 없는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