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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칭 아티스트 미드 아틀란틱(Teaching Artist Mid Atlantic)의 설립자 인터뷰

기관/개인 소개
제니퍼 리지웨이(Jeniffer Ridgway, 이하 제니퍼)는 연극분야 예술강사이자 미국 동부 8개 주 예술강사들의 네트워크인 TAMA 설립자다.
추진시기
2021. 09. 03. 21:00 ~ 23:00
추진방식
비대면 화상 인터뷰
주요목표
- 예술강사 네트워크 해외 사례 분석 - 예술강사 연대의 필요성과 주체 의식에 관한 논의
인터뷰 진행 사진 (출처. 연구자 캡처)
먼저 당신에 대해 소개해 줄 수 있는가.
나는 연극을 바탕으로 예술교육을 시작하였으며, 요즘에는 보다 경계 없이 통합적 예술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기존에는 학교를 기반으로 활동하였으나 현재 팬데믹 상황에서는 좀 더 지역과 이웃을 대상으로 한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요즘에는 모든 것이 가상세계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사람 간의 연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런 고립된 감정에 대해 보다 현명하게 이겨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을 목표로 교육하고 있다. TAMA를 운영하면서 이렇게 개개인이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예술강사들의 네트워킹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는 중이다.
내가 웹사이트에서 얻을 수 있었던 TAMA에 대한 정보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에게 보다 생동감 있는 현장의 경험들을 듣고 싶다. TAMA에 대해 더 이야기해 줄 수 있는가.
나는 현재 메릴랜드주에 살고 있다. 처음에는 메릴랜드문화재단(art council)에서 먼저 예술강사 네트워크를 구성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었다. 이러한 제안을 받은 나와 공동 설립자는 다양한 예술강사들의 요구와 필요 또한 일하고 있는 환경에 따른 차이를 공유하고 함께 단합하기 위해 예술강사들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메릴랜드 티칭 아티스트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되었다. 이 네트워킹이 점차 성장하여 동부의 8개 주를 아우르는 TAMA로 성장하게 되었다.
나는 현재 메릴랜드주에서는 예술교육이 비주류의 관심사로 취급된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개개인 떨어져 있는 예술강사들은 정당한 처우를 받는 것에 있어서, 일정한 일자리를 제공받는 것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하나되는 모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으로 존재하는 예술강사가 어느 날 자신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홀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술강사 네트워킹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현재 성남의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예술교육의 선진국인 미국의 상황과 예술강사의 처우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놀랍다.
연극예술강사로서 예를 들면, 브로드웨이, 할리우드, 뉴욕 등에서는 연극은 물론 온갖 예술교육이 실행되겠지만, 나는 작은 도시에 살고 있고 이곳의 현실은 그리 좋지 않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상당히 공감이 되고 현재 우리와 비슷한 부분도 많은 것 같다고 느껴진다.
몇 해 전, 수업을 위해 베이징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 역시 같은 상황이었다. 예술강사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하나둘씩 깨닫고 네트워킹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현재 전 세계가 필요하고 노력해야 할 과제로 여겨지고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예술강사 네트워크를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우선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모으게 되었는가.
처음 우리 지역에 예술강사를 위한 네트워킹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예술강사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다들 주저하며 재단과 대립되는 관계라고 생각해서 피하기도 했다. 이러한 두려운 마음을 없애고 설득하기 위해 처음에는 나와 TAMA의 공동창립자가 1대 1로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게해서 초창기 10명의 구성원을 모집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관계사슬(relation chain)’이 있는데, 우선 생각이 맞는 10명과 함께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10명의 ‘관계 사슬’에서 비전을 함께하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다. 이것이 네트워킹이 성장할 수 있는 힘이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한번 네트워크 안에 들어오면, 그 사람에게 지지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관계를 지속하는 데 큰 힘이 된다.
그리고 또 하나 TAMA의 특징은 예술강사가 무엇인지 정의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본인은 예술강사라고 믿고 있다면, TAMA 역시 그대로 믿어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TAMA의 정체성 역시 몇몇 사람이 애써 정의 내리지 않는다. 이곳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곧 TAMA이고, TAMA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역시 한계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연대하고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지금 즉시 대단한 변화가 없다는 것은 알지만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어떤 흥미로운 사람들이 모일지 기대하고 꿈꾸는 것이 즐겁다.
당신이 선봉에 나서서 예술강사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첫 번째 이유는 예술강사의 권리와 예술교육의 발전을 위해서이다. 또 다른 이유는 행정가 혹은 기관이 예술강사의 권익을 침해하는 환경을 거부하고자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관은 예술강사와는 다른 입장을 갖고 있고, 타마는 온전히 예술강사의 권익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우리는 문화재단 행정가들과 파트너이지만 특히 팬데믹같이 힘든 상황에서는 서로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예술강사들은 사실 기관의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을 무서워한다. 하지만 행정가들은 원래 예술강사를 ‘지지(support)’해야 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다. 우리가 행정가나 기관 아래에 속한 그룹이어서는 안 된다. 문화예술의 진흥을 위해서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기관은 기관대로 예술강사는 예술강사대로 서로의 위치에서 각자의 목적을 위해 노력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현재 우리는 재단과 함께 성장하며 서로 지지하는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따로 또 같이 성장하는 것이다.
현재 TAMA에는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 구성원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가.
팬데믹 이전에는 1년에 4차례 정식 모임이 있었다. 우리의 원형은 동부 8개 주의 예술강사들로 구성된 형태인데, 나와 공동 설립자가 여러 주를 돌아다니며 모임을 진행했었다. 팬데믹 사태로 인해 우리는 주로 온라인으로 모임을 진행하게 되었고, 매주 월요일에 미팅을 하면서 그 어떤 예술강사라도 환영하고 있다.
내가 직접 그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 처음에 코로나19 상황에 처한 예술강사들은 당황했고 어려움에 처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전혀 하지 못했고 매우 어려웠다. 재정적 지원을 위해 전국적 운동(Advocacy)을 진행하였고, 해고되거나 계약이 취소되는 어려움에 처한 예술강사들을 위해 서로 돕고 함께 헤쳐나갈 힘을 모으는 일도 했다. 서로 온라인 수업을 위해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치고 공유하기도 하며, 그렇게 서로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시나 기관에서도 많은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지원 사업의 경우 그에 따른 방대한 양의 서류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예술강사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닿기에 한계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예술강사끼리 지지와 도움들을 주고받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더욱 서로를 의지하고 힘을 주는 관계로 성장하고 있다.
매주 모임을 진행한다니 놀랍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예술강사 네트워크를 위해서 개인의 시간을 할애하고 노력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예술의 힘이 누구나에게 동일하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소외되거나 잊히는 예술강사가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지치고 힘이 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개인적으로 예술강사 네트워크를 이끄는 것이 버겁다고 느껴져 방학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매주 진행하던 월요 모임을 중단했었다. 그때 많은 구성원들이 메일로 그리고 전화로 연락해주고 걱정해주던 모습에서 끈끈한 정을 느꼈고 다시 한번 새로운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 이렇게 당신과 인터뷰를 하면서 지구 반대편의 예술강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예술강사로서 비전을 공유하는 것 또한 상당히 의미 있고 또 한 번의 동기를 얻게 되는 경험이다. 신기하게도 지치는 순간마다 기막힌 타이밍에 동력을 얻는 일들이 생기곤 한다.
예술교육을 위해서 예술강사 네트워크가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가.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예술교육과 정책을 논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예술강사를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보다 예술교육에 대한 깊은 이해에 관심이 많은 예술강사를 단지 ‘계층의 질서(order of hierarchy)’에 의해 정책 논의 과정에서 배제하고 있다면 이제는 예술강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 예술강사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예술교육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게 해서는 안 되며,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그대로, 경험에 의한 예술교육의 발전 방향을 세상에 공유하는 용기가 더욱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