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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석 영화, 방송 산업 및 영화학교의 변화 관련 인터뷰

인터뷰 대상 소개
김경석(Kyungsok Kim)은 미국 명문 영화학교 AFI에서 감독학과 석사 학위(MFA in Directing)를 취득했다. 최근 감독한 영화 ‘퍼디스트 프롬’은 9개의 미국 영화 아카데미 공식 지정 영화제를 포함해 50곳이 넘는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영했으며, 2020년 5월 실사영화로는 한국인 감독 최초로 세계 3대 단편영화제인 오버하우젠 국제 단편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추진시기
2021. 09. 26. 06:00 ~ 07:30(2021. 09. 25. 13:00 ~ 15:00, 현지시간)
추진방식
온라인 화상회의 도구 줌(Zoom) 비대면 진행
주요목표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영화학교의 변화 및 영화, 방송 산업 변화에 대해 알아본다.
김경석 필모그래피(출처 : 본인 제공)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이후의 영화 제작 상황은 어떠하였나.
우선 미국에서 락다운(lockdown, 봉쇄령)이 시작되면서 꽤 긴 시간 영화촬영은 모두 멈췄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현재(2021년 9월)로부터 약 4개월 전부터 영화촬영은 재개 되었다. 백신의 등장과 보급이 크다고 본다. 그 전에는 가능은 했었지만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때문에 작업을 하지 않았다. 현재는 오히려 영화촬영 작업이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보다 늘어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영화, 방송 작업인들이 많이 몰려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영화 촬영감독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참여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촬영을 위해 영화 촬영감독 100명 넘게 연락했지만 전부다 참여할 수 없다는 답을 듣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촬영감독에게 지급되는 돈도 넉넉한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촬영감독을 못 구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변 동료에게 문의하니 요즘 제작되는 영화·영상 프로젝트가 많아서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오히려 예전에는 경험이 부족한 촬영감독은 적은 돈을 주고도 고용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사람이 부족해서 이들에게도 많은 돈을 줘야지만 고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화학교를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현재와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업계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을 위축시키지는 않는가.
AFI 영화학교와 같은 경우 졸업을 앞두고 교육과 산업의 연계를 위하여 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초빙하여 그들에게 졸업한 학생들의 영화 아이디어를 피칭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것을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라 온라인으로 진행했는데 교수들과 산업 현장에 있는 멘토들은 오히려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영화·영상 산업 종사자들은 어차피 코로나 바이러스로 제작을 못하게 되었으니 영화·영상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였다. 현재 작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의견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미국 내 유명 영화학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등장으로 변화는 없었나.
UCLA(캘리포니아 대학교,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이하 UCLA) 영화학교의 경우 1년간 신입생을 받지 않았다고 들었다. 하지만 AFI 영화학교는 원래 전공마다 28명의 학생을 뽑았는데 이번에 각본학과(Screenwriting)는 40명을 뽑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 전공과 촬영조명 전공은 원래 실습을 많이 하는 학과인데 실습이 어렵다보니 이론 위주의 수업으로 커리큘럼이 바뀌었다. 또한 첫 해 학생들이 제작해야하는 영화가 3편인데 2편만 제작하고 남은 1편은 졸업영화 제작 후에 제작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학생들의 졸업영화 역시 제작이 미뤄졌는데 변화된 점은 제약이 없던 인원수가 45명으로 제한되었다. 또 촬영에는 철저히 PCR 테스트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만 가담할 수 있었다. 이제는 백신 접종 후 코로나 백신 레코드가 주어지는데 이것이 있어야만 촬영장에 출입도 가능하고 학교 출입도 가능하다. 간단한 미팅을 할 때에도 코로나 백신 레코드가 없으면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레코드를 항상 보유하고 외출하게 되었다.
비대면 인터뷰 사진(출처 : 연구자 캡처)
미국 내 영화제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출품자들에게 좋은 점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다보니 기존보다 더 많은 영화들을 선정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면 5개월 전부터 하이브리드(온·오프라인 혼합)로 진행되었다. 현재는 알고 있는 대부분의 영화제가 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면으로 할 수 없는 것을 대신하는 것은 비대면 화상회의 서비스 줌 사용인가.
그렇다. 우리도 줌으로 현재 대화 중이듯 피칭과 오디션도 미팅도 줌으로 진행하고 있다. 네트워킹도 줌을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
네트워킹을 줌으로 하는가.
그렇다. 영화제가 끝나면 사람들과 만나서 서로의 영화에 대해 얘기하고 또 거기서 사귄 사람들과 다음 촬영에 협업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믹서(Mixer)라고도 하는데 현재는 이것을 줌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어색했다. 모르는 이들과 얼굴을 보고 말하는 것도 내성적이라 쉽지 않았는데 줌은 오죽했겠는가? 하지만 이제 그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변화되었다.
최근 넷플릭스 콘텐츠가 한국에서 인기이다. 한국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디즈니 플러스, HBO 등 해외 유명 온라인 영상 플랫폼이 미국에는 많이 존재한다. 영화학교는 이것에 맞게 커리큘럼을 변화하고 있는가. 학생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확실히 코로나 이후에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 이전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개봉하는 일이 있었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었다. 예전에는 넷플릭스 개봉에 대한 편견도 있고 사람들이 원치 않으나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코로나 이후에 사람들이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개봉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사람들이 넷플릭스 영화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만드는 사람들 역시 넷플릭스로 영화 개봉을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오히려 넷플릭스 개봉을 원하는 제작진도 있는 것을 보면 코로나 등장 이후 영화·영상업계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업계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 극장 개봉이든 아니면 넷플릭스 등의 온라인 플랫폼 중에 먼저 일이 진행 되는대로 가겠다라고 생각하는거 같다.
얼마 전에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영화관에서 관람하였다. 주변 영화제작자에게 듣기로 원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45일 동안 극장개봉 해보고 반응을 살핀 후에 다음 영화인 ‘이터널스’ 극장개봉일은 짧게 잡던가 아니면 바로 넷플릭스에서 개봉한다던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럼 영화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기존 영화의 길이에 맞게 2시간 내외의 분량 영화 대본을 준비하는가 아니면 온라인 플랫폼에 맞게 10분 내외 분량의 여러 회 분량 대본을 준비하는가.
탄력적으로 준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영화를 준비하는 동료는 원래는 당연히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준비하다가 현재는 30분 내외의 여러 시리즈로 온라인 상영 가능한 소재의 이야기를 준비 중이다.
작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제작이 되지 않았고 현재는 진행이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극장개봉과 온라인 상영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되면 원래의 촬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주변 동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과 관계없이 원래의 촬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지만 영화촬영은 이미 5개월 전쯤에 시작되었고, 현재는 그 분위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한 조감독들은 기존에 없던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자격증이 있어야만 되는 조항이 생긴 점 등 전반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비하여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 역시 다른 동료들과 같이 극장 상영과 온라인 플랫폼 상영에 대해 투 트랙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가.
그렇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계기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넷플릭스 등의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개봉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이번 일로 없어지게 되었다. 현재 동료 프로듀서와 넷플릭스 개봉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영화공부를 한 사람으로서 극장 개봉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영상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미래는 어떤가.
극장이 없어지지 않겠지만 현재보다 더 많은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고 더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제작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극장 관람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고 있다는 것은 관객들이 극장관람에 대해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영화제에 가서 영화를 본 것을 제외하면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 것은 아주 오랜만에 하는 경험이었다. 스스로도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것이 익숙해졌음에도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면서 많은 관객과 같이 관람하는 경험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영화관의 숫자나 영화관을 찾는 관객은 줄어들겠지만 온라인 플랫폼과 공존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제 막 영화업계에 진입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무엇인 있는가.
줌 사용에 익숙해지길 바란다. 줌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그 안에서 관계를 맺어가는 네트워킹에 익숙해져야 한다. 본인은 상당히 어색하고 이전에 화상으로 회의를 하는 경험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줌 미팅의 이점이 상당히 많다. 거리의 제한이 없으며 물리적으로 이동할 필요도 없다. 이제 이렇게 진행을 해도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선택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줌 사용을 더 적극 활용하리라 생각한다.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결정을 하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시간이 돈이기에 줌을 활용해서 시간을 절약하며 효율적으로 작업을 할 것 같다. 그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피칭하고 투자를 받아야 하는 입장은 줌을 사용하여 부드러우면서 적극적인 관계를 맺는 능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지금의 세대는 전화를 두려워할 정도의 텍스트 기반 세대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앞으로는 영상 기반 세대가 다가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감한다. 이 일이 어떠한 자격증을 얻어서 진행되거나 시험을 통과해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주변을 봐도 결국엔 사람 관계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관계가 전통적인 대면 미팅보다는 줌을 활용한 경우가 많아질 것이고 이에 대한 능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